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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산업 유치” 갈사만산단 문제 해결 최선본지는 지난 4월 10일 실시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천 하동 남해 선거구’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서천호 당선인의 인터뷰를 통해 향후 의정활동 방향과 지역 발전을 위한 포부, 정치철학과 소신 등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제22대 국회에 입성하게 된 소감은 ▲네, 먼저 저를 선택해 주신 사천, 남해, 하동 유권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 지역 유권자의 표심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을 새롭게 발전시켜달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민이 걱정하지 않는 정치, 민생이 먼저인 정치를 해달라는 요구였습니다. 이 같은 지역민들의 기대와 바람을 실천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어떤 선거이든 후보자의 견제와 약간의 갈등이 있기 마련인데, 정도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상식이나 사실에 기초한 것인지, 제기된 의혹을 확인하는 정도인지,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인지, 아니면 말고 식의 치고 빠지는 행태인지 평가를 냉정하게 해야될 것입니다. 이번 총선에서도 저의 경우, 우주항공청을 하동에 유치한다는 공약을 했다든지, 인터넷에서 논문이 다운로드가 안 된다고 논문표절 의혹이 있다는 등의 허위사실이 언론, 인터넷을 통해 확산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성숙한 시민의식, 유권자분들의 객관적 판단은 더 이상 흑색선전, 네거티브 선거전략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선거에서는 후보자 상대 비방보다는 자신의 상품을 세일즈하는 선거풍토가 확산되길 기대합니다. ◇3개 시군의 주요 현황은 파악했나? ▲3개 시군의 현황 파악을 위해 시군 집행부와 간담회, 의회와 간담회, 지역 행사에 참여하여 주민들과 소통 등을 통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선거 과정에서도 지역민으로부터 숙원사업 민원을 많이 들었고, 지금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본래 정치인이 되고 싶은 것이 꿈이었나 ▲그렇지 않습니다. 애당초 경찰 공직 생활을 끝으로 어떤 공직도 맡지 않겠다는 생각이었고 특히 정치는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부산경찰청장 재직 시 현역의원이 자신의 지역구를 물려준다고 했어도 사양한 것이 그런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국정원 근무를 통해 정치 현실과 부딪히면서 구체적으로 정치에 꿈을 두었습니다. ◇국회의원으로서 구체적인 의정활동 계획과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국회의원으로 가장 먼저 하고 싶은 활동은 무엇보다 사천을 중심으로 하동 남해를 아우르는 우주항공시대를 여는데, 필요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우주항공 복합도시 건설 특별법 제정과 우주항공 클러스터 구축, 이를 위한 정주시설, 교통망 확충 등을 우선순위로 둘 예정입니다. ◇서천호 당선인의 정치철학과 신념은 ▲모든 사람이 편안하고 잘살게 하는 과정이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민주주의 제도하에서는 절차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중요한 것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지난 일을 탓하는 행태보다는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주고, 그에 걸맞은 성과와 결실이 병행될 때 정치인으로서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동지역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고 해결 방안은 ▲가장 시급하기도 하고 오랜 숙원인 갈사만산단 해결이 첫 번째로 꼽힙니다. 첨단산업, 신소재, 우주항공 등의 관련 미래산업과 대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인센티브와 규제(제약)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봅니다. 또한 지역관광,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KTX 이음역 설치 및 지방도, 국도의 확장 포장이 필요합니다. ◇등원하면 어느 상임위에서 일할 생각인가? ▲상임위 배치는 개인의 희망뿐 아니라 중앙당의 의회 전략 차원에서도 고려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특정 상임위를 고집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 지역 발전과 경험한 분야 등을 감안해서 상임위를 희망하고자 합니다.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이자 헌법기관이 됐다. 당선인이 볼 때, 자신의 리더십은 어떤 유형인가 ▲한 사람의 특출한 능력보다는 다수의 의견이 결집된 ‘집단지성’이 결과적으로 훨씬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을 우선하지만, ‘해보지 않고 생각만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가장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현장 중심의 리더십이라고 한다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정치인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지역구민과 국민에게 궁극적으로 어떤 정치인의 이미지가 되고 싶나?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언제나 민생현장을 이해하고 대변하는 정치인의 모습이길 희망한다. 당장의 박수보다는 5~10년 후 박수받는 그런 정치적 이미지를 남긴다면 성공한 정치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동 군민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어떤 선출직이든 그 유권자들의 대리인이고, 심부름꾼일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선거공약에 대한 실천, 지역민들의 기대에 대한 성과와 결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높은 지지율로 선택해 주신 것은 그만큼 기대치가 크고 책임이 무겁다는 뜻입니다. 유권자의 그 같은 기대에 부응하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윤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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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총선’ 28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총선 사천 하동 남해 선거구는 제윤경(더불어민주당), 서천호(국민의힘), 최상화(무소속) 후보 3명이 후보 등록을 마치고 오는 28일부터 총선 승리를 위한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제윤경 후보는 지난 22일 사천시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마치고 결전의 의지를 다졌다. 제 후보는 “이번 총선은 사천, 하동, 남해의 미래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경제도 어렵고 정치도 후퇴하고 있고 민주주의는 무너지고 있다. 우리 지역은 여당이 독식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을 대표해야 하는 정치인이 지역의 문제를 외면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모든 문제를 우리 주민들과 함께, 이번에는 다 바꾸고 희망을 함께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그런 심정으로 열심히 뛰겠다”며 후보 등록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선거 때만 찾아뵙는 후보가 아니라, 당선 이후에 더 많이 찾아뵙고, 더 많이 이야기 듣겠다”며 “주민들의 심부름을 도맡아 더 열심히 발로 뛰어 지역 구석구석을 꼼꼼하게 챙기는 국회의원이 되겠고, 제대로 일하는 국회의원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지역 곳곳을 발로 뛰며 사천남해하동의 현안 및 숙원사업을 파악하고, 장기간 국민의힘 집권으로 발전이 정체된 지역을 탈바꿈하기 위해 다양한 맞춤 공약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산과 강 그리고 바다를 볼 수 있는 우리 사천 하동 남해를 대한민국 국민이 휴식이 필요할 때 찾는 관광특구로 만들고, 우주항공산업 중심 지역으로, 인구가 늘고 주민들의 소비가 늘어 경제가 번영하는 지역을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서천호 후보는 지난 21일 가장 먼저 후보 등록을 한 후“사천·하동·남해 시민과 군민 여러분의 뜨거운 사랑과 지지로 국민의힘 후보자로 공천이 확정되었다”며 “지역민과 소통하며 진심을 다해 지역민에게 다가가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후보는 “경찰대학을 졸업하고 국정원 차장까지, 30년의 공직 생활을 거치며 배운 것은, 공직자의 책임과 공정, 상식을 지키는 행동의 가치”라며 “이제 저는 그 모든 경험을 바탕으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고, 사천 · 하동 · 남해를 살맛 나는 축복의 땅으로 만들기 위한 담대한 여정에서 남은 선거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그는 공약으로 “사천·하동·남해 지역은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통과와 우주항공 복합도시 건설 특별법, 남해안 관광 특별법 등의 입법화를 통해서 세계적인 우주항공중심 도시, 남해안 관광·휴양 거점도시로 나아가야 하는 중대한 시대적 기로에 서 있다”며 지역 발전을 이루어 내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또 “우주항공이라는 국가적 미래산업을 중심으로 에너지와 관광, 휴양, 치유, 스마트 농수산을 아우르는 100만 미래 신도시 공동체를 설계하고 그 토대를 만들어 가겠다”며 “4월 10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사천·하동·남해 시민과 군민 여러분의 더 큰 사랑과 지지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최상화 후보 역시 지난 21일 사천시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 레이스에 들어간다. 최 후보는 후보 등록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사천시의 용궁시장과 사천읍시장을 방문, 지역 상인들과의 대화를 가졌다. 최 후보는 “지역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지역 소멸과 인구 감소 문제에 대한 해결책과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 제안에 중점을 둘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지역 소멸과 인구 감소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사천에서부터 모범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겠다"며, “지역민들과 직접 소통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현실에 맞는 다양한 정책들을 발굴해 내겠다”고 결전에 임하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최 후보는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는 철새 정치를 종식시키고, 지역민의 선택을 당당히 받도록 하겠다"며, “지난 10년간 다양한 주민과 소통해 왔고 누구보다 지역 실정을 잘 알고 있는 지역 전문가”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정치의 시작점을 항상 사람에서 찾겠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지역 행사 및 현장 방문을 통해 지역민들과의 만남을 지속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지역민의 진심을 담은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각 후보는 오는 28일부터 4월 9일까지 13일간의 공식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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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름오후 햇살이 쨍 할 때 큰아이에게 문자가 왔다. ‘오늘 희연이 첫 심부름 했어요.’ ‘어디로?’ ‘바로 앞에 있는 마트에’ ‘뭘 사겠다고?’ ‘먹고 싶은 과자 사겠다고 만 원 챙겨서 가방 들고 다녀왔어요.’ 아이가 시도하는 모든 것은 처음이다. 그 처음을 공유하는 일은 가족 전부에게 뉴스가 되는 일이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혼자서 동네 마트에 과자 한 봉지 사러가는 일이 큰 이야깃거리가 된 지금의 세태가 즐겁지만은 않다. 내가 만나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도 대부분 돈에 대한 개념이 없다. 혼자서 무엇을 사 본 경험도 없다. 스스로 거스름돈을 계산하거나 받아본 적도 없다. 숫자를 가르칠 때는 동전과 지폐들을 이용하여 물건을 사고파는 연습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별 실감이 나지 않는 눈치다. 돈에 대한 것 외에도 학용품이나 장난감에 대한 애착도 없다. 아이들의 욕구가 일어나기도 전에 부모들은 미리 준비해 주고, 심지어 과자나 학용품들을 쟁여두기도 한다. 봉사시간으로 방문하는 가정은 취약가정이지만 그곳의 자녀들도 학용품이 모자라서 곤란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기관에서도 학용품이나 동화책, 각종 놀이 도구들을 전달하는 경우가 있지만 크게 반가워하거나 즐거워하지 않는다. 내 아이들은 걸음을 걷기 시작하면서 이웃집을 내 집처럼 드나들었고, 100원짜리 동전으로도 동네 구멍가게를 갈 수 있었던 시절을 살았다.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 작은 아이가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네댓 살 무렵, 길에서 동전 하나를 주워 가게 주인에게 주고 가지고 싶은 장난감을 하나 집어 들었단다. 그랬더니 아저씨가 ‘아가, 이 돈으로는 그걸 살 수가 없단다.’ 하시던 친절한 아저씨가 생각난다고. 그 나이에도 속으로 조금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마음을 다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그곳을 지날 때면 떠오르는 기억이라고. 오늘 손녀가 다녀온 마트의 뒷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 혼자서 다녀온 것이 대단하여 어깨가 으쓱해져 있을지, 그 어색함과 두려움으로 다음엔 같이 가야지 하고 돌아왔을지. 어쨌든 처음 시도해 본 심부름은 아이에게 큰 의미로 남겨질 것이리라 생각하니 슬그머니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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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회룡의 정겨운 하동말 이바구(153)* 김회룡의 정겨운 하동말 이바구(153)□ 이짐이 : 건망증 원찬 : 아요, 오늘이 며칠이고? 나가 요새 정신이 엄신깨 이짐이가 심해서 날짜 가는 것도 까자무삐고 그런다요.연심 : 오늘이 화요일이다. 자네 에나 이짐이가 헐타. 치매는 아이재?□ 숭잡다 : 흉잡다 원찬 : 그 사램 숭잡을끼 있던가? 나가 알기론 아매 엄실낀대.연심 : 자네말 마따나 에나 숭잡을끼 항개도 엄떠라.□ 숭터 : 흉터 원찬 : 자네 이망빼기에 푹 패인기 숭터인가배?연심 : 하아. 에릴 때 우리 세이가 내를 업고가다아 자빠져서 고마 내가 돌삐에 이망빼이가 바치가꼬 숭이 진기다. 커서도 숭터가 이리키 남아 있인깨 내가 봐도 좀 뵈기가 숭허다.□ 신짐치 : 많이 익혀진 김치 원찬 : 짐치를 냉장고에 안여어 나서 신짐치가 되삣따.연심 : 신짐치가 되삐신깨 우짜끼고. 씩은 밥 묵구로 신짐치 좀 꺼내 오이라.□ 신게이 : 싱경이. 납작파래 원찬 : 요새 민더리 장애 신게이 마이 나길래 좀 사오까? 우짜까?연심 : 조깸마 사오소. 신게이 초에 무치가꼬 잡수구로요.□ 신바람(심바람) : 심부름 원찬 : 자네 면사무소 가는 짐애 내 신바람 좀 해주모 안되것나?연심 : 뭔디예? 돈빼는 신바람마 아이오 해주깨예. □ 실겅 : 살강. 시렁 원찬 : 실겅애 할매가 신카둔 쑥떡 우리 몰래 내라 묵자.연심 : 내는 쑥떡 안무끼다. 묵우모 목이 메이서 몬 묵것더라.□ 보오 : 벌써 원찬 : 회의 시간이 아즉 남았는디 보오 왔나?연심 : 집에 있기 뭐해서 일찍이 와삣다.□ 지잘내이 : 자랑쟁이 원찬 : 그 칭구 숭 지잘내이다. 넘우 이약은 듣도 안허고 딱 지 자랑마 1시간이나 떠들어 재끼는 답도 엄는 에나 진짜 지잘내이다. 지잘내이헌태 숭(흉)이 더 쌔애빈걸 아매도 모리는갑서.연심 : 주변애서 그리키 허지마라캐도 모리더라.□ 홀타묵다 : 핥아먹다 원찬 : 아이스크림을 얼매나 맛있구로 홀타묵어시모 입수구리가 아이스크림으로 범벅이 되삣따.연심 : 넘이 보모 숭본깨 쎄이 휴지로 닦아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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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봉 최영신의 화첩기행 춘설헌(春雪軒) 南畫의 産室 毅道人을 찾아서▶ 우봉 최영신의 화첩기행 춘설헌(春雪軒) 南畫의 産室 毅道人을 찾아서 선생님!차마 보내기 싫은 임처럼 올해는 겨울이 유난히 봄소식이 어렵게 느껴집니다. 지난해에 춘설헌을 찾아서 선생님 계시던 산소에 들려 인사를 올리고 봄의 전령사인 매화나무 꽃들이 붉고 하얀빛을 머금어 있었던 춘설헌 뜨락에서 또 한해를 지나고 이번 임인(壬寅)년 봄에도 찾아 갑니다.봄인가 싶어 문을 열면 번번이 차운 바람속에 흩날리는 눈발을 보게되니 마음만 바빠집니다.아무리 그렇기는 해도 산천에 스미는 봄기운을 누구가 막을 수 있을까요?무등산 여기저기에는 지금 물흐르는 소리, 눈내리고 얼음 녹는 소리 새싹 움트는 소리로 사방이 요란할 것 같군요. 산새들의 울음소리며 매화꽃, 목련꽃이 향기롭기만 느껴집니다.꽃이 만발하고 춘설 차잎이 푸르러 무성해졌을 때에는 이미 봄이 지나고 어느때인가 詩의 한 구절처럼 응달마다 잔설로 남아 무등산은 이미 소리 없이 에워싼 산하는 봄으로 물들어 젖을겁니다.무등산 중턱에는 춘설헌(春雪軒)이라는 이름따라 그림을 그렸던 道人의 생전모습이 자꾸만 그립기만 합니다.은사님을 먼 발취에서 평소와 같이 생활하였던 이같은 생각은 지난 세월인데도 지금도 그때와 마냥같은 생각이 들기만합니다. 이런 봄날 선생님께서는 저의 미진한 작품들을 손질해 주시고는 나의 首弟子 우봉(友鳳)이 십여년의 화필 샐활을 통해 고락을 함께 하더니 이제 무등산 춘설헌에 제법 훈훈한 봄 향내를 전해주는구나. 어이 이 열락을 나만 누릴것인가지나는 길손을 불러 큰 잔을 치고 싶다. 먼 산에 안개도 걷히고 이 큰 기쁨을 애호가와 더불어 나누고자 한다.그가 결코 자기를 말하지도 않고 자신을 내세워 보이려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우봉의 작품은 그의 철학과 사상을 속임 없이 잘 표현해주고 그의 작품도 영원히 빛을 발휘할 것이다.그가 내 옆으로 와서 연마를 시작한 십수년 세월을 두고 자연 속에 맥동하는 기운을 예민하게 보촉 하여그것을 우봉 본연의 경지로 받아들여 이를 조화 승화시키는 놀라운 성장을 보였다. 그래서 우봉의 작품에서는 어색한 기교보다는 순수함이 강렬히 느껴진다.자연의 수목들이 숨을 쉬는 듯 그려지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강호 제헌에 의해 부촉 되고 훈도되어 날로 발전하여 대성(大成) 되길 기대하는 바이다.은사님은 위와 같은 추천사를 대신하여 주셨으나 아직 그 먹물은 농담을 헤아리기 힘이 들 뿐이다.그의 눈 위에서 손발과 같은 마음속에는 눈빛 같은 색깔하늘에 피어난 구름으로 사라진다.눈을 감는 심연으로 하나의 이야기도 없이그 꿈의 분신 태양을 증폭시킨다.오늘도 내일도한 마리 학(鶴)이 되어 날아간다.전라도와 경상도, 경전선 철도가 처음 개설되고 그해 봄날 섬진강을 건너던 철둑에서 은사의 유언은 이 땅에도 경상도, 전라도가 합쳐 하나가 되었구나! 하시던 말씀이 자꾸만 생각납니다.이처럼 봄날 춘설헌 생전에 계시던 모습과 덮인 눈 속에서 올라온 연둣빛 봄의 기운을 가까이하고 있던 여기가 이곳이지요.사시사철 대숲의 바람 소리와 계곡의 물소리 새소리 쉼 없이 힘차게 흐르고 차를 우리는 동자의 소리에 즐거웠던 지난 세월!이곳이 의도인(毅道人) 은사님이 계시던 춘설헌인데 그리워지기만 합니다. 무등산 증심사 계곡에 봄 물이 송얼거리고 바위돌을 징검다리 삼아 산마루 춘설헌 창밖을 바라보면 앞산에 흰 구름이 떠오르고 동자는 세월 가는 줄도 몰라 하며 차를 우리며 잔심부름에 그 답은 감사하다며 고맙다고 하였습니다. 그의 말씀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남종화의 화의(畫意)와 우리그림 남화를 한길로 열면서 이처럼 귀중한 면면을 두고 가셨던 은사님이 진정 의도인(毅道人)입니다. 그 뒤를 따라 흉내를 내며 큰 길을 찾고 있습니다.연진회(鍊眞會)를 만드시고 그 시대의 큰바람을 일군 6인의 화신(畵神)들은 은사님과 같이 우봉의 그림과 추억도 크게 하게 된 지금에 그때 소년이 古稀도 중반을 넘어서인지 마음마저 바빠집니다.그 시대의 어려웠던 1918년 고국으로 돌아온 후에 은인들과 교류하면서 전국을 찾았던 선생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기만 하였던 것입니다. 광주에 터를 잡고 고법에 충실한 화격을 지키며 전하던 남종화의 길을 고수하게 되고 높은 격조 詩, 書, 畵의 발전한 화론마저 두루 익히면서 먹물을 갈았던 시간과 茶文化의 깊이를 더하여 차나무를 심고 사랑하게 된 것은 초의스님이나 소치선생, 추사선생, 조사들의 정신을 말하고 차를 우리게 하였던 순간은 행복하였습니다.茶와 禪의 깊이는 춘설차(春雪茶)와 깊은 관계로 하동(河東茶) 섬진강과 칠불사와 쌍계사, 다솔사(多率寺)의 효당(曉堂) 최범술(崔凡述) 선생과의 절친한 관계였던 종손 우봉(友鳳)을 그림 공부에 열중하게 하였던 것이며 우봉(友鳳)의 그 어른께서는 불교계 지도자로서(제헌국회의원, 독립운동가, 다도인) 중흥조로 익히 알고 있습니다.한국 차문화와, 한국전통 남화 산수화에 깊이를 더해가며 정진에 열중하고 선혈들의 정신과 차생활 문화에도 깊이를 더해가면서 후인 양성에도 힘을 쓰고 있는 그의 정신이 힘이 되고 있습니다.“차(茶)나무는 그 땅이 아니면 뿌리를 내리지 아니한다.” 는 말처럼 우리 것이 아니면 살 수 없다고, 우리 문화가 최고라 하였으니 내 나라와 나의 풍토 우리의 민족문화를 숭상하며 그 깊이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는 것입니다.2022. 3. 초 ▶ 최영신 Choi Young Shin- 사단법인 섬진강문화포럼 이사장- 직능총괄 문화예술 본부 고문- 허백련 문하 동양화수학-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석박사- 同 불교대학원 최고위과정- 순천향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 신라미술대상전 심사위원- 한국미협 자문위원 및 국전 원로작가03147) 서울시 종로구 삼일대로 461번지 SK허브 A동 101호전화. 02)722-2030 HP : 010-2717-4500E-mail : na58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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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랖 이경숙오지랖 이경숙 볕이 좋은 몇 일전 오후, 아이들을 데리고 밭을 만들었다. 괭이로 낮아진 고랑을 파고 삽으로 흙과 퇴비를 여기저기 옮겼다. 빨리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남천의 곁가지에서 빨갛게 새순이 돋아나고 목련의 눈이 조금씩 부풀고 있다. 망에 넣어 실내에 보관하고 있는 알뿌리에서도 새순이 나와 있다. 모두 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어서 나도 마음이 급해졌다.가까이 지내는 아이들 중에서 행동이 굼뜨고 융통성이 없는 아이들은 특히 몸으로 하는 일로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토요마을 학교에서도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도구는 손’이라는 말을 자주해준다.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면 내 주변을 정리정돈하고 부모님이 안계시더라도 한 끼 식사는 본인이 해결할 수 있도록 부모들을 대신해 잔소리를 하는 편이다.중학생이 될 아이들이 내 사는 동네에 여럿 있다. 아이들은 인근 면에 있는 기숙사가 있는 중학교로 가야 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많은 우리 지역은 일하는 부모들이 많아 아이들이 챙겨야 할 것들을 챙기는데 어려움이 많다. ‘진주에 학용품을 구입하러 가는데 어디로 갈까’ 물어 보는 전화도 받았다. 열심히 주소를 찾아 전해주었다. 일찍 나가고 늦게 돌아오는 학부모를 대신해 보건소 건강검진도 데리고 다녀왔다. 학부모가 아닌 내가 데리고 가려니까 학교에 가서 아이들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발급받아서 갔다. 결과서를 찾으러 가는 일도 내가 해야 하므로 아이들에게 위임장도 받아서 가지고 갔다.이 녀석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면 ‘그때 그 시절, 내가 살던 동네에 그런 사람이 있었지’ 하고 한 번쯤 떠올려 보기나 할까. 그렇지 않더라도 할 수 없지만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만날 때마다 사정하고 부탁하던 사람으로 기억하면서 한 권의 책이라도 더 읽었으면 좋겠다.동네에 빈집은 늘어나고 주변에는 나이 드신 어른들 뿐이라 내 오지랖은 계절도 없이 발동이 걸린다. 혼자 사는 어른들의 잔심부름, 휴대폰의 사용법, 배터리 교환, 나오지 않는 TV를 살펴보거나 전화해드리기 등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들은 많다. 다행히 내 오지랖은 넓고 튼실하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없는 살림에도 이웃의 가난한 산모에게 국간장과 미역다발을 나누고, 혼자 사는 할머니에게 반찬을 나누어 주시던 모습을 보고 자랐다. 그 때부터 내 오지랖은 만들어지기 시작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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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처리를 보고 큰일을 맡긴다 김영기 조직리더십코칭원 대표작은 일처리를 보고 큰일을 맡긴다 김영기 조직리더십코칭원 대표한 청년이 취업을 위해 면접 장소에 도착했다. 그곳에 한 노인이 청소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안녕하세요, 수고 하십니다”하고 밝게 인사를 했다. 노인은 “오늘 면접 보세요?”하고 물으며 하던 일을 계속한다. 청년이 면접을 마치고 나오자 그때까지 노인은 바닥을 닦고 있었다. 그런데 노인이 청소하고 지나 간 뒤에 구겨진 종이가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청년은 휴지통에 넣으려 했다. 그러자 노인이 돌아서며 말했다. “종이를 펼쳐보세요.” 청년이 종이를 펼쳐보자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우리 회사에 입사한 것을 환영합니다.” 노인은 이 회사의 회장이었으며, 면접이란 긴장된 순간에 청소부에 밝게 인사하는 청년의 태도를 본 것이다. 다음은 H건설사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사람의 말이다. “회장님은 직원이 병원에 입원하거나 사망이라도 하면 해당 부서장을 호출합니다. 그리고 지갑에서 현금을 전부 꺼내 주면서 직원을 격려하라고 말하지요. 돈이 얼마인지 세어 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회장님은 건네 준 현금이 얼마인지는 알고 있습니다. 회장님이 직원 격려로 현금을 사용하면 비서실에서 다시 그 금액을 보충해 드리기 때문입니다.”그런데 현금을 받은 부서장들의 행동은 같지 않다는 것이 비서실장의 경험이다. 다수의 부서장은 비서실장에게 “어제 회장님이 주신 돈으로 가족을 격려하고, 장례까지 잘 마쳤습니다”하고 보고하는 것으로 끝이다. 그런데 일부 부서장은 좀 다르다. “어제 회장님이 450만원을 주셨는데, 병원비에 300만원, 장례비에 95만원을 지원하고, 55만원이 남았습니다”고 하며 영수증과 함께 남은 돈을 반납한다. 비서실장인 나는 전달받은 그대로 회장님께 보고 드리며, 그때 회장님은 “그 친구 참, 철저하구만……” 하고 웃고 만다. 하지만 이 순간이 그가 임원 승진 후보자로서의 1차 관문을 통과한 것과 다름 아니다. 격려금 전달이라는 작은 일 처리를 보고 회장님은 그 사람의 태도를 본 것이기 때문이다.물론 회장의 마음속에 1차 관문을 통과한 사람은 많다. 그런데 비서실장에게 이상하게 보이는 것은 차기 임원 승진 때가 되면 1차 관문에 통과된 사람들을 거의 탈락시킨다는 점이다. 그리고 3개월쯤 지난 후에 “그 사람 요즘 어찌 지내? 한번 알아 봐”하고 비서실장에게 지시한다. 비서실에서 비밀리에 알아보면 임원 승진에 탈락한 사람들의 반응은 보통 두 가지이다. 불만을 갖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다. 이를 조사 후에 “김 부장은 전혀 불만없이 활기차게 직원들을 이끌고 있습니다”하고 보고하면, 회장님은 “그래?”하고 말한다. 임원 승진의 2차 관문에 통과한 것이다. 그런데 더욱 이상한 것은 회장님은 김 부장과 같은 사람을 다시 모두 싫어하는 기피 부서 예컨대 시리아 건설 현장 같은 곳으로 발령을 낸다는 점이다. 그리고 1년쯤 지나면 회장님은 다시 비서실장에게 묻는다. “거, 시리아로 간 김 부장은 요즘 어찌 지내? 비공개로 알아 봐.” 조사 후에 “김 부장은 현지에서 불만의 소리가 전혀 없으며, 직원들과 관계도 좋고 업무 성과도 좋습니다.” “그래, 그럼 다음 승진 심사에 상무로 발령 내고 본사로 불러들여.” 3차 관문까지 통과되어 진정으로 회장님이 신임하는 임원이 되는 순간이다.성경에 ‘우리가 시련을 겪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여 더 단련시키기 위함이다’는 말씀이 있다. H건설 회장님이 직원들에게 현금을 맡겨보고, 승진에서 탈락시켜 보고, 기피 부서로 발령을 내 보는 것은 인재를 훈련시키고 단련해 가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작은 일에 충성하는 자는 큰일에도 충성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큰일을 맡기기 전에 작은 일을 맡겨보고 어떻게 행동 하는가를 보는 것이다. 리크루트의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청년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처음 들어가면 95%의 사람들은 실망하게 된다. 맡겨진 일이 자신의 기대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전략 기획실이나 해외 법인 등에 발령을 받아 머리를 쓰며 일을 할 것이라 기대한 것과 달리 현실은 너무 단순하거나 반복적인 일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복사를 해 오거나 상사가 고쳐준 대로 보고서를 수정하는 일을 하면서 “내가 이런 일을 하려고 대학을 나 온 줄 아느냐?”고 불평들을 한다. 물론 이런 불평을 하는 사람들의 주장이 틀렸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상사나 조직은 더 큰 일을 맡기지 않는다는 점이다.하찮은 일에도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에 대하여 <세이노의 가르침>에 “허드렛일부터 제대로 하라”는 경험적인 글이 실려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허드렛일을 시키면 기분 나빠 한다. 학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다. 신입 직원들 중에는 커피 심부름이나 복사 심부름 같은 일을 하고자 취직한 것은 아니라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많다. --중략— 그러나 커피 하나도 제대로 타려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인스턴트 커피도 어떻게 타는가에 따라 그 향이 다르다. 커피 잔에 뜨거운 물을 붓고 헹궈내서 컵의 온도를 따뜻하게 한 뒤, 물기를 깨끗이 털어내고 인스턴트 커피를 넣고 뜨거운 물을 조금만 넣어 완전히 잘 갠 뒤, 그 다음에 비로소 나머지 물을 채워 넣어야 향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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紙上에 처음 公開되는 河東의 茶詩 散策(133) 역자(譯者) 정경문(茗谷 鄭慶文)紙上에 처음 公開되는 河東의 茶詩 散策(133) 역자(譯者) 정경문(茗谷 鄭慶文)仲春共族兄竹逸極晦<奕敎>戱題(중춘공족형죽일극회<혁교>희제)-음력 2월 족형 죽일(竹逸) 정혁교(鄭奕敎) 등과 같이 장난 삼아지은 시-庭梅不許學輕飛(정매불허학경비) 뜰의 매화 가볍게 나는 걸 본받지 말고,分付茶童掩版扉(분부다동엄판비) 茶童에게 분부하여 사립문을 닫았네.喜聽諸君春賞約(희청제군춘상약) 제군들의 봄놀이 약속 들으니 반갑고,依然夢罷整巾衣(의연몽파정건의) 꿈을 깨자 옛날처럼 옷차림 가다듬네. 春事多端睡醒初(춘사다단수성초) 봄날의 일 복잡해서 잠에서 깨어나고,奚囊釋鉢慣山居(해낭석발관산거) 해낭엔 발우 있어 山의 삶이 익숙하네.評花批柳休云惱(평화비류휴운뇌) 꽃과 버들 비평함을 괴롭다 말 마오,飮水晴牕試著書(음수청창시저서) 맑은 窓아래 물마시며 잠시 글을 짓네. 庭梅(정매) : 뜰의 매화. 分付(분부) : 분부하다. 명령하다.茶童(다동) : 차 심부름 하는 아이. 掩[가릴 엄] 가리다. 닫다.巾衣(건의) : 두건과 의복으로 옷차림새. 의관(衣冠).多端(다단) : 다단하다. 복잡하다. 睡醒(수성) : 잠에서 깨어나다.奚囊(해낭) : 유람자(遊覽者)가 지니고 다니면서 시초(詩草)를 넣는 주머니.評花(평화) : 꽃을 품평함. 休云(휴운) : 말하지 말라.惱[괴로워할 뇌] 괴로워하다. 晴牕(청창) : 맑은 창. ※ 차시(茶詩)로는 “중춘공족형죽일극회(仲春共族兄竹逸極晦)”가 있으며, 하동과 관련된 시에는 “염일두집중악양정유뇌계(拈一蠹集中岳陽亭兪㵢溪).”,“하한정연구(夏寒亭聯句)” 등 6수가 있다. 정은교[竹醒 鄭誾敎.1850(철종1)~1933]. 字:치학(致學), 號:죽성재(竹醒齋), 本貫:해주(海州), 居:옥종면(玉宗面) 북평(北坪). 文集《죽성문집(竹醒文集)》. 과거에 뜻을 두지 않고 자신을 수양하는 공부에 힘을 쏟았다. 1910년 경술국치를 맞아 나라 잃은 슬픔을 시로써 드러냈으며, 동쪽을 향해 앉지 않을 정도로 왜놈들을 미워했다. ========================================== [이 게시물은 하동신문님에 의해 2021-06-05 13:37:21 하동사투리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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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님이 이경숙 시인·마을교사꽃님이 이경숙 시인·마을교사 여러 해를 키운 꽃님이가 돌아오지 않는다. 벌써 2주가 되었다. 바람 소리에도, 빗소리에도 자다가도 현관문을 열어 본다. 매번 실망하고 들어오지만 아직도 포기할 수가 없다. 얼마나 멀리 갔으면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는 걸까.몇 년 전, 며느리와 손녀가 잠깐 우리 집에 살게 되었다. 낮에는 둘이만 있어야 했고, 그 때는 울타리도 대문도 없었다. 아이들이 오면서 대문도 만들고 강아지도 한 마리 데리고 왔다. 그 녀석이 꽃님이었다. 순하고 영리하여 가족들은 물론 이웃에서도 좋아해 주셨다. 우리 집에 가끔 들르는 사람 중에 꽃님이 간식을 사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특히 손녀에게는 관대하여 어디를 어떻게 만지든 몸을 맡겨주었다. 그래서 우리 손녀 희연이는 ‘우리 꽃님이가 제일 예뻐, 착하기도 하고!’ 라는 말을 하여 우리를 웃게 만들었다. 두 녀석은 나에게 같은 해에 와 주었다.어린 시절, 집에서 키우던 개의 죽음을 보았다. 그 일이 나와 연관이 되어 있다고 여겨서 죄책감을 가졌었다. 약국에 심부름을 가야했던 나는 심심하여 개를 데리고 갔고, 집에 돌아와서도 줄에 묶지를 않고 그냥 두었다. 그 때는 쥐들이 많았던 시절이라 장독간에 쥐약을 놓았던 그릇이 있었고 비가 와서 고인 물을 그 녀석이 먹는 것을 보았다. 깜짝 놀라서 개를 살펴보았으나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아서 ‘비를 맞았으니 이미 약효는 없어져서 괜찮을 거야.’ 라며 스스로 외면하려 애썼다.어둠이 사방에 내려앉은 후에 갑자기 개가 날뛰기 시작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아버지는 우리를 방안에서 꼼짝 못하게 하며 밖을 살피셨다. ‘아마도 개가 약을 먹은 모양이다.’ 하시며 어머니에게 집에 쥐약을 놓은 곳이 있는 지를 물으셨다. 나는 입이 바싹 말랐다. 아무 것도 모르는 척 했다. 숨소리도 죽이고 가만히 있었다. 한참을 생각하던 어머니가 오래전에 장독 뒤에 놓았던 쥐약이 있었노라 이야기 하셨다. 그동안 여러 차례 비가 왔는데… 어머니는 말끝을 흐리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시는 듯 했다. 이튿날 아침, 아버지는 죽은 개를 수습하여 산에 묻으러 가시고 유난히 개를 좋아했던 남동생은 대성통곡을 하며 개를 보냈다. 나는 그런 동생을 보면서 마음으로 정말 미안해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로 어떤 애완동물이든 끝까지 지켜주지 못할 바엔 키우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았다.아이들이 어린 시절, 주택에서 몇 년을 살았다. 아이들과 가장 추억이 많은 집이기도 하다. 마당을 가진 우리는 강아지를 키웠고 그 때 강아지의 이름이 ‘꽃님’이었다. 작은 아들 일기장에 간간이 등장하는 ‘꽃님’이는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과 함께 남아있다. 사람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것이 외로움이 아닐까 싶다. 문득 혼자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모든 것은 빛을 잃는다. 마음을 준 상대의 마음이 변했을 때 실망하고 무너지던 순간을 쉽게 잊을 수는 없다. 그래서 언제까지나 자신을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일을 변함없이 해 줄 대상이 필요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구순이 된 친정어머니도 ‘너희들보다 강이가 더 낫다. 누가 이렇게 나를 반기고 나를 살펴주고 좋아해 주겠노.’ 하신다. 그 말 속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지만 모두가 나가 버린 집에서 혼자 계시는 어머니께 말벗이 되어주는 반려견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돌아온 래시’처럼 꽃님이가 느닷없이 돌아와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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紙上에 처음 公開되는 河東의 茶詩 散策(119) 역자(譯者) 정경문(茗谷 鄭慶文)紙上에 처음 公開되는 河東의 茶詩 散策(119) 역자(譯者) 정경문(茗谷 鄭慶文)雪朝(설조)김병립(愚石 金炳立)- 눈이 내리는 아침 -千樹梨花四望遙(천수리화사망요) 온 산에 배꽃 피어 사방이 아득한데,臘天天色似春朝(닙천천색사춘조) 섣달의 하늘빛은 봄날의 아침 같네.層崖絶壁皆彌合(층애절벽개미합) 깎아지른 벼랑을 눈이 모두 메우니,走獸飛禽盡寂寥(주수비금진적요) 길짐승과 나는 새 모두 고요하구나. 携妓龍門心賞足(휴기용문심상족) 龍門에서 기녀와 놀던 일 마음 족하고,傍梅羅岫夢魂銷(방매라수몽혼소) 산봉우리 곁 매화는 꿈같이 사라지네.家僮取此煎茶供(가동취차전다공) 동자아이 시켜서 차 달여 대접하니,都把窮愁一快澆(도파궁수일쾌요) 답답한 수심이 상쾌하게 사라지네. 臘天(납천) : 섣달.層崖絶壁(층애절벽) : 많은 바위들이 겹겹이 쌓인 험한 언덕이나 낭떠러지.彌合(미합) : 메우다, 보충하다,龍門(용문) : 용문산방(龍門山房)으로 옥종면(玉宗面) 월횡리(月橫里) 제마산(帝馬山)에 조용숙(復齋 趙鏞肅)이 소축(小築)하였다.魂銷(혼소) : 혼이 사라졌다는 뜻으로, 생기가 없어져 정신(精神)을 못차림.家僮(가동) : 집안 심부름을 맡아 하는 어린 사내 종.煎茶(전다, 전차) : 차를 달임. 다기(茶器)에 찻잎을 담아 물을 끓여 부어 우려내어 마시는 차. 팽다(烹茶). ※ 하동과 관련된 차시(茶詩)로는 “만산정연구(晩山亭聯句)”,“차조주사옥양정운(次趙主事玉陽亭韻)”등 3수(首)가 있으며, 시(詩)로는 “동제우등이명산(同諸友登理明山)”,“근차뇌계선생악양정운(謹次㵢溪先生岳陽亭韻)”등 17수(首)가 있다. 김병립[愚石 金炳立.1863(철종14)~1946]. 字:재형(在衡). 號:우석(愚石),관회(灌晦). 本貫:용궁(龍宮). 住:양보면(良甫面) 우복리(愚伏里). 文集《우석집(愚石集)》. 최숙민(溪南 崔琡民)의 문인(門人). 부모에 대한 효심(孝心)이 깊었으며, 이택환(晦山 李宅煥), 김현옥(山石 金顯玉), 최제겸(柏川 崔濟謙)등 여러 선비들과 학문을 토론하였으며, 만년(晩年)에 양보면(良甫面) 우복리(愚伏里) 청금대(聽琴臺) 아래에 낙산재(樂山齋)를 소축(所築)하여 장수식유(藏修息遊)하였다. ==========================================